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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블랙록, 타이탄 (Titan)

Y콤비네이터가 투자한 새로운 펀드, 타이탄

YCombinator (Spring 2018), Maverick Ventures (카카오, 쿠팡 에 투자한 VC)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타이탄(Titan)은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새로운 블랙록 (BlackRock)이다. 일반 투자자들도 헤지펀드와 같은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게 해준다. 타이탄은 자금이 최소 5억에서 10억 원 정도나 되어야 투자할 수 있는 헤지펀드처럼 투자 전략을 만들고, 설계하고 투자한다. 또한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투자 포지션들을 투자자들에게 설명하고 투자자들 한 명, 한 명 관리 한다.

Built like a hedge fund.

밀레니얼 세대에 블랙록과 뱅가드의 플레이 북은 낡았다. 어느 세월에 ETF 하나하나 프로스펙투스를 읽고 있을 것인가? 어느 세월에 모든 기업의 100장이 넘는 10-K와 2~3시간씩 길어지는 어닝스 컨퍼런스 콜을 듣고 있을 것인가? 타이탄은 투자자들에게 “passive but active”이라는 독특한 가치를 제안한다. 투자자들은 타이탄에게 자산을 믿고 맡기면서 동시에 시장의 흐름과 기업의 뉴스에 노출될 수 있게 해준다.

(며칠 전 타이탄이 블룸버그 TV와 인터뷰를 했다. 공동창업자 클레이턴은 아직 이러한 인터뷰가 조금은 낯선가 보다. 긴장을 조금 많이 한 듯싶다.)

#헤지펀드처럼 설계된 포트폴리오

투자 전략

타이탄은 기본적으로 에퀴티 롱 포지션을 취한다. 쉽게 말하자면,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기업들의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데에 베팅하는 것이다.

타이탄은 현재 모든 투자자의 자산을 20개 기업에 나눠서 투자하면서, 지속해서 거시적 흐름과 각 기업의 흐름을 분석 및 파악한다. 타이탄의 전략은 기본적으로 에퀴티 롱 포지션 위주 펀드이기 때문에 워런 버핏, 바우포스트 그룹의 세스 클라만, 그린라이트 캐피탈의 데이빗 아인혼과 같은 가치투자자들의 전략을 차용한다.

(왼쪽부터 그린라이트 캐피탈의 데이비드 아인혼, 바우포스트 그룹의 세스 클라만, 그리고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운용자산이 $100M이 넘는 위와 같은 기관투자자는 분기마다 포지션을 공개하는 보고서인 13F를 제출하는데, 타이탄은 유명 헤지펀드들의 분기별 13F를 받아서 분석, 그리고 타이탄의 알고리즘으로 다양한 포지션의 롱/숏/엑싯 여부를 결정한다. 이 알고리즘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례로 여러 개의 펀드가 같은 포지션을 취한다면 해당 포지션을 타이탄의 포지션으로도 고려하게 되는 절차로 보인다. 종합적으로 타이탄의 투자 전략은 “기술적 가치투자” (quantitative value investing)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에퀴티 숏 플레이

매 분기 말마다 마켓 다운턴의 여부를 결정하고 마켓이 하락할 것이라는 포지션을 (S&P500 인버스) 고객의 성향에 따라 적게는 5% (Aggressive)에서 20% (Conservative)만큼 매수하는데, 이러한 전략을 우리는 “헤징” (hedging)이라 부른다. 헤지펀드의 근본적인 개념은 시장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것에 대비해 유동적인 포지션 조절과 적절한 위험을 감수 및 조절하는 것을 말한다. 타이탄은 분기별 마켓 평가를 통해 시장의 변화에 “헤징” 하는 것이다.

현재 타이탄 포트폴리오:

현재 8개 섹터 (Consumer, Payments, Software, Telecom, Industrials, Finance, Hardware, Internet)에서 20개 기업들에 롱 포지션이다. 기업마다 투자하는 금액은 일정하게 비율로 나누어져 있다. 지난 주에 Netflix와 Disney를 매수하고 Moody’s와 Fastenal을 매각하였다.

헤지펀드가 하는 일은 다 하는데, 수수료는 헤지펀드보다 훨씬 더 저렴하다.

헤지펀드 업계의 기본적인 수수료 구조는 “2-20 룰”로 만들어져 있다. 전체 운용 자산의 2%를 관리 수수료를 받고, 그리고 수익의 20%를 성과보수금으로 받는다. 헤지펀드는 기본적으로 고위험-고수익 포지션이니 그것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정당화하는 것이다.

타이탄은 전체 운용 자산의 1%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성과보수는 없다. 게다가 대부분의 헤지펀드는 투자금 회수 요청할 때 막대한 벌금을 부과해서 자산을 일정 규모 유지한다. 타이탄은 다르다. 투자금을 회수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앱을 통해 할 수 있다.

여담이지만, 투자금 회수는 투자자로서 최악의 결정 중 하나다. 인생의 위기가 있지 않은 이상은 회수하지 않는 게 좋겠다.

현재 타이탄 포트폴리오 퍼포먼스 (vs S&P500):

2019년 2월 현재 타이탄 vs S&P500 퍼포먼스. 불 마켓에서 시장보다 약 3.3% 정도 더 높다.

#모바일과 비디오를 활용하는 디지털 플랫폼

어느 세월에 100장이 넘는 10-K (연간보고서)와 2~3시간 가까이 되는 어닝스 콜을 하나씩 일일이 다 들을 것인가? 타이탄은 핵심 정보와 분석, 그리고 인사이트만을 추려서 동영상과 PDF를 통해 뉴스피드 형식으로 타이탄 앱에 올린다.

타이탄 샘플 비디오 (이미지 클릭하면 영상으로 이동):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타이탄의 평균 투자자는 하루에 한 번씩 앱을 열어 확인해본다고 한다. 패시브 인베스팅을 하면서도 동시에 마켓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고객층을 제대로 타겟한 점에대한 반증이 아닐까?

 

타이탄에게 투자자는 고객을 넘어 “파트너”다.

헤지펀드들은 보통 투자자들을 LP (limited partner)로 둔다. 이들은 그저 돈을 맡기고 알아서 하라는 투자자들이 아니라 펀드 매니저들과 함께 투자 전략을 고민하고 포지션을 평가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곤 한다. 타이탄도 헤지펀드의 형태를 갖추었으니 이 부분도 당연하다. 타이탄에게 투자자는 고객 그 이상인 사업 “파트너”다.

타이탄은 20개 포지션에 대한 세밀한 분석 리포트를 투자자들과 공유한다. 일부 핵심 기업들 (예: 페이스북, 아마존 등)의 경우 “Deep Dive” 리포트를 제공한다. 버핏이 주주 서한을 보내듯 타이탄도 분기별, 연도별 서한을 제공한다. 투자자들에게 투자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타이탄 페이스북 분석 Deep Dive (20장짜리 PDF. 밑으로 스크롤하면 pdf 하단부에 페이지 넘기기 기능이 있다):

Titan_Deep_Dive_FB

 

지난 주에 타이탄은 Moody’s와 Fastenal 포지션을 처분하고 Netflix와 Disney 롱 포지션을 새로 추가했다. 이메일로 타이탄이 포지션 변경에 대한 이유를 보내왔다.

 

또한 인터콤을 통해 타이탄 팀원들과 채팅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나도 가끔 타이탄의 포지션에 대해 질문이 있을 때마다 이 기능을 통해 빈센트 (head of research)와 대화를 나누곤 한다.

 

타이탄 팀

타이탄 팀은 롱/숏 헤지와 PE펀드 (Cerberus Capital, Farallon 등), 맥킨지, 골드만삭스를 거친 젊은 애널리스트와 개발자로 이루어져 있다.

#타이탄 사용해보기 (이미지 클릭):

타이탄 펀드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최소 $500을 투자해야 한다. 이마저도 파격적인 제안이다. 일반적으로 헤지펀드는 최소 투자 금액을 $500,000 에서 $1M을 요구한다. 500달러에 13F를 mimic 하면서 알고리즘으로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하는 헤지펀드-like 펀드에 노출될 수 있다니. 최고다!

나도 개인적으로 내 포트폴리오의 상당 부분을 타이탄에 투자했다. 풀타임 직장을 갖고 여러가지 일을 진행하면서 효율적으로 내 자산을 관리하기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투자한지 이제 2달 정도가 되어간다. 과연 타이탄은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나는 그렇다고 본다. 이들의 역량과 기술을 믿고, 이들의 투자전략과 철학에 100% 동의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서, 새로운 시작과 도전에 함께한다는 것은 참으로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Titan은 꼭 크게 성장할 것 같다. 그리고 그 시작점부터 내가 작게나마 함께 한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